엄브렐러 클로니클즈는 '지랄맞다' 외에는 표현이 불가능한 난이도로 인해 무한탄 세이브로 후루루룩 넘기며 스토리만 보고 다신 꺼내지 않기로 했습니다. 무한 로켓런처 들고 시원하게 쏴갈기면서 하다보니 빠른 포기가 참 현명했다고 느껴지더라구요. 이건 뭐 이지 모드로 하는데도 적들의 밀도가 이렇게 높으면 뭐 어쩌자는건지...; 그래도 명색이 이지모드면 나 같은 손병신도 '약간 삽질은 해도 이 정도면 깰 수는 있겠다' 정도로 해놔야지......밸런스 테스트는 해보고 만든건가 의심스러울 정도였습니다.
여튼 어렵사리 UC를 끝내고 떨리는 마음으로 DC를 꺼내들었는데......오오...이건 이지모드가 이지하다...! 게임오버를 안 당하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이 정도면 재도전 의욕이 생기는 수준. 거기다 그래픽도 UC와는 비교도 할 수 없이 정밀하고 시스템적인 면이나 세세한 연출들도 신경 쓴 티가 나고, 스토리도 제법 짜임새 있게 배치해놨습니다. 아무리 철지난 사골 떨이해서 파는(...) 게임이라지만 그냥 사골만 우루루 쌓아놓고 비닐 봉지에 넣어서 주는 거랑 예쁘게 포장 잘 해서 선물세트로 파는 건 엄연히 다르죠. 거기다 레온 목소리가 아주 좋다능 하악하악
근데 이렇게 쭉 시리즈 다이제스트 해놓은 걸 돌이켜보니 말이져...도대체 왜 캡콤은 그렇게까지 엄브렐러와 정면대결 스토리를 피한 걸까요. 1편은 아직 다들 어리버리 했을 때니 그렇다 쳐도, 2편 이후로 모든 바하 팬들이 바라는건 엄브렐러 본사에 처들어가서 난장을 피우고 엄브렐러 기업비밀을 몽땅 빼내서 나오는 길목에 엄브렐러가 숨겨뒀던 최강병기를 처바른 다음에 옛다 이거나 먹어라 하고 로켓런처 발사!!! 하고 간지나게 뚜벅뚜벅 걸어나오는 주인공들의 모습 아니었던가요. 그랬는데 3편에서는 또 라쿤시티 울궈먹고, 그 다음엔 베로니카에선 갑자기 뭔 알지도 못하는 섬에 보내더니 새로운 바이러스 등장! 이 짓거리를 하고선 웨스커 가지고 흐흐흐 니네들이 모르는 더 큰 음모가 있지롱! 하면서 똥폼을 잡더니 그 이후로도 온갖 외전작들로 신나게 라쿤시티만 울궈먹더니 정작 나온 4편에서는 "엄브렐러는 주가 폭락해서 망했습니다. 끗."라고 쿨하게 존재자체를 부정하더니 스토리는 안드로메다로. 5편은 안 했지만 대충 스토리 요약을 보니 스펜서가 푹찍끔살 당하는거 같긴 하던데 이제와서 그래봐야 의미가 없잖아......주인공들은 그놈의 좀비 잡으러 다니느라 청춘이 다 지나갔는데...ㅠㅠ 커플질 좋아하는 동인녀적 입장에서 보면 크리스X질, 카를로스X질, 레온X에이다, 레온X클레어, 스티브X클레어 등등 이 많은 바리에이션에서 이어진 커플 하나도 없고...거기다 어째선지 캡콤은 웨스커X크리스를 밀고 있는 것 같은 기분이 드는데 왜 맨날 크리스 타령이냐고
영화판까지 엮어서 생각해보면 억장이 무너질 지경입니다. 영화 2편에서 기자 언니의 숭고한 희생으로 만들어진 라쿤시티 진실이 담겨진 비디오테이프가 조작이라고 씹히고 엄브렐러가 위기의 라쿤시티를 도와준 훌륭한 기업이라며 칭찬받는 꼬라지를 두 눈 뜨고 본 것도 억울해 죽겠는데 그 이후로는 미국이 무너지고 일본도 무너지고 세계가 무너져서 좀비로 위아더월드하는데 엄브렐러는 그 와중에서도 삐까뻔쩍하고 아이고아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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